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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28. 12:25 - 덕테

일베와 넷우익 - 단순한 놀이

 요즘 어린 친구들은, 스스로를 '극우'라고 지칭하면서 일베 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보인다. 사회에 물의를 빚는 일을 저질러놓고는, 태연하게 일베 인증을 하지를 않나, 사람으로써는 하면 안되는 고인드립을 시도때도 없이 하지를 않나, 어떻게 보더라도 고운 시선으로 봐 줄 수가 없는 집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메인으로 내세우는 것은 그들의 '극우'적 정치 성향이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깨어있는 우파라고 지칭하면서 온갖 유언비어를 조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각한 여성 비하적 발언들과, 밑도 끝도 없는 기업 감싸돌기 태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극단적인 혐호 등을 보이고는 하는데, 이런 모습은 꽤나 발달된 나라에서 나타나는 젊은이들의 집단 우경화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물론 젊은이들의 집단 우경화가, 단순히 정치 태도가 우경화 된다는 것이 아닌, 네오나치, 일본 넷우익 등이 보여주는, 아주 극단적인 행태라는 것은 따로 말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중에서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일본의 '넷우익'과 우리나라의 '일베'는 매우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정치적 성향이 우파라는 것자체가 주제를 관통할 수도 있는 큰 공통점이라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단순히 그들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그들의 모습을 차근히 비교 해 보면, 왜 일베에 그렇게 열광할 수 밖에 없는가 나름대로 정답이 서기도 한다.

  나름 일베에 대해서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지 살펴보기 위해, 몇번 일베에 들어간 적이 있다. 가장 첫번째로 충격을 받았던 것은 우선 비추천이 '민주화'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 버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없었지만, 그들의 댓글을 몇번 보다보니 그것은 비추천 버튼임을 알 수 있었다. 비추천이 민주화라니, 이렇게 참신한 생각이 또 있으랴. 거기에 민주화 같은 용어를 계속 사용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결집력중 하나인 극단적 정치성향을 지속적으로 환기를 시켜준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은 지속적으로 민주화라는 단어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고, 그 단어에 대한 거부감은 실제의 민주화 운동에까지 확장되어 민주화= 나쁜것 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심어진다. 어렸을 때 부터 일베를 한 아이들이라면 어떨까. 이미 민주화라는 단어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후에 어떤 교육을 하더라도 민주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들이 자주 인용하는 말 처럼, 선동은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그 선동을 풀기 위해서는 수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들의 민주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어떤 증거를 가져다 줘도 모두 음모론 취급하며 부정하기 일쑤다. 즉, 이미 어렸을 때 부터 오랫동안 일베에 노출되어있던 아이들은, 선생이 민주화에대해 어떻게 이야기 하더라도, 그들은 그들의 세상인 일베가 전부인냥, 일베에서 올라오는 글을을 그대로 흡수한다. 선생이 하는 말은 의심을 하면서, 생판 모른 사람들이 주는 자료는 검토도 없이 철씩 믿어버린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들이 왜 이렇게 일베에 열광하는가에 대한 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엇나간 놀이' 라고 정의 해 두고 싶다. 일베라는 곳에 올라오는 웃고 즐길 수 있는 컨텐츠들을 보면서 (물론 이런 컨텐츠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한다거나, 민주 열사분들을 홍어택배로 묘사한다거나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은) 재미를 느끼고, 모두 모여 같은 사람을 비난한다는 데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즉, 일베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동질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즉 조금 극단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우경화 되어간다는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단순히 엇나간 놀이에 빠져들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어떤 정치적인 신념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그들을 욕보이고, 동질감을 느끼면서, 그것에서 오는 저급한 쾌락을 추구하고 있을 뿐이다.

  일본의 넷우익도 일베와 아주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는 한다. 아니, 원류로 따지면 이들이 먼저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극단적인 외국인 혐오를 보이며, 한국과는 단교를 해야하고, 그들보다 약한 사람들만 찾아가서 욕설을 하고는 하는데, 일베1충들도 밑도 끝도 없는 여성비하 발언에, 전라도 지방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를 보면, 넷 우익과 다를 바가 없다. 특히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면 독재도 상관없다는 그들의 마인드는, 마치 덴노제일주의의 극우파들을 보는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정치적 행태도 매우 비슷한데, 예를들면, 후쿠시마 원전 대참사가 터진 이후에도반원전 시위를 좌빨들이 우겨대는 짓이라고 주장한다. 수많은 인명을 잃을 수도 있는 이런 문제는, 가능성이 단 0.1퍼센트만 된다고 하더라도 재고 해 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사고방식이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원전 반대운동 같은 것은,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좌빨들의 음모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고리원전에 대해서 오고가는 말들만을 보더라도,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 좌빨들의 음모라며 관계 없다고 몰아가고 있지 않은가?

  자료 날조도 그들의 대표적인 특징인데, 넷우익의 자료 날조는 이미 유명할대로 유명하다. 일례로 2002년 월드컵에서 꿈은 이루어진다 응원구호를, fuck you japan으로 날조 한 적도 있었는데, 이를 인터넷으로 퍼다 나르면서 반한감정을 조장한 적이 있었다. 일베1충들이 하는 자료날조도 이와 별 다를 것이 없다. 오유에서 왔습니다부터 시작해서, 이번 정몽준씨의 농약급식 네거티브만 보더라도, 일베에서 정리되었던 자료가 아니던가? 그들의 자료조작은, 박정희의 혈서부터 시작해서 언급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저차원적이다. 또 그 양은 압도적이라, 기억도 나지 않을 지경이다. 오히려 이렇게 집단적으로 다량의 자료를 조작함으로써, 진실마저 연막에 가려버리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까지 한다.

  그들의 가장 큰 공통점이자, 그리고 가장 한심한 점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해서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며 살아간다는 점이다. 어디가서 일베한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는가? 그들은 그들 스스로가 한심한 집단임을, 비인륜적인 집단임을 이미 자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에서만 설칠 뿐, 바깥 세상으로 나올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바깥으로 나온 일베1충의 왕 변희재는 어떤가. 일베 회원이 그렇게 많다면, 왜 변희재는 고깃값도 제대로 못낼 정도로 돈이 없어서 허덕이고 있는가? 일베1충 한명당 변희재가 운영하는 찌라시에 천원씩이라도 기부하면, 엄청난 돈이 될 것인데도 말이다. 항상 동시접속자 1위를 광고해대면서, 막상 실제로 참여하는 사람은 제대로 있지도 않다는 것이 얼마나 웃긴 행태인가?

  이런 점만 보더라도 그들에게 있어 일베는 단순히 놀이에 불과하다는 알 수 있다. 그들은 뚜렷한 정치적 신념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즐겁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밖에서는 자신들이 일베를 한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도 없고, 제대로 오프라인 운동에 참여하지도 않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인생을 걸 수 있을 정도의 신념이 있는 것이 아닌, 그저 놀이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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