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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17. 19:07 - 덕테

화학적거세. 과연 올바른 처사라고 할 수 있습니까?

  한창 성폭행, 특히 아동성폭행이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고영욱씨의 사건도 그렇고, 요즘들어 더더욱 이런 문제가 붉어지는 것 같네요. 흔히 이런 사태를 두고 도덕적 위기 사태라고 합니다.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요즘 사람들은 인터넷 음란물로 인한 어쩌구저쩌구... 그래서 무감각해진 사람들이 성폭력을 저지른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사태의 원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조껀 극단적인 생각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한번 고찰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 이 시대는 도덕적 위기 사태가 맞습니다. 사람들은 이 도덕적 위기 사태때문에 불안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과연 오늘날에만 붉어진 문제일까요? 저는 확실하게 "아니다." 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옛날이라고 성폭행 문제가 없었습니까? 아닙니다. 옛날에도 성폭행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습니다. 오히려 여권이 오늘날보다 약한 옛날에 성폭행 문제가 심했으면 심했지 약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왜 이런 문제가 오늘날에야 붉어지는걸까요? 그건 당연히 인터넷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고영욱씨같은 유명인의 탓도 있지요. 어쨋거나, 정보의 공유가 빨라진 오늘날에 하루에 몇건씩 일어나는 성폭행들이 모두 기사화되고, 그런 기사들을 읽은 사람들이 "오늘날에는 성폭행이 너무 많아. 옛날에는 저렇게 성폭력으로 시끄럽지 않았는데." 라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성폭행 빈도는 비슷합니다. 문제는 그 성폭행 사례들이 메스컴에 등장하는 횟수 인 것이지요.

  그럼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성폭행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화학적 거세같은 극단적 방법은 왜 등장하게 되었을까요? 당연히 이 문제는 위에 언급한 '성폭행이 메스컴에 노출된 횟수의 증가.'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성폭행이 옛날에 비해 매우 심각해졌다고 착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회 전체가 불안감에 빠지게 되는 것 이지요. 자신도 언제 어디서나 성폭행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요. 이 불안감은 결국 사회적 주류가 됩니다. 사회 전체가 성폭행에 대한 불안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사람들은 당장 이 불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아주 극단적이고, 또 명쾌한 해결책을 정치인들에게 요구하게 됩니다. 당장 이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라. 그래서 나오게 되는 방법들이 바로 화학적거세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당장 사회적 불안은 어느정도 해소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절대 아닙니다. 화학적거세가 무서워서 성폭행을 안한다? 말도 안됩니다. 그렇다면 다른 범죄들은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아서 저지르는 걸까요? 사형제도가 있는데도 살인을 안합니까? 아닙니다. 사형제도가 있어도 살인은 일어납니다. 마찬가지입니다.화학적 거세가 이루어져도, 성폭행은 당연히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혹시 다른 범죄들이 성폭행 문제대신 이슈가 되었다고 가정합시다. 가령 사기 범죄가 가장 큰 이슈가 된다고 하면 사기를 막기 위해서, 잡힌 사기꾼들 입을 모두 잘라 버릴 것 인가요? 화학적 거세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기꾼들의 입을 잘라버리는 것이나, 성기능을 제거하기 위해 화학적 거세를 하는 것이나 둘다 너무도 극단적인 방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습니다.

  이런 범죄의 문제는 오늘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적 불안에서 탈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극단적인 방법들, 특히 화학적 거세와 같은 방법들은 또다른 사회의 불안을 만들어내고 맙니다. 범죄를 저지르면 극단적 처벌을 받게된다. 이 사실에 우리들은 또다시 불안에 빠져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불안들은, 또 다른 도덕적 위기 사태를 빚어내게 되고, 이 도덕적 위기 사태는 또 다른 불안을 낳게되고... 악순환의 반복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화학적 거세가 올바른 대처법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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