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년대를 수 놓았던 펜들중에 단연 돋보이는 것을 묻는다면, 나는 단연 파카 45와 51을 꼽고싶다.
한창 만년필이 대중화된 필기구인 시절, 단일품목으로 가장 많이 팔려 나간 만년필이라는 파카51과, 그에 못지 않게 명품 대우를 받는 파카 45이다.
후드닙으로 마르지 않는 잉크흐름, 아름다운 시가형의 원통형 디자인, 부드러운 필감, 뭣 하나 빠짐이 없는 단아함의 절정체인 파카 51
그리고 기본에 충실하고 흐름 좋은 부드러운 필감을 보여주는 파카 45
두녀석 다 모두 '명품'이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는 것이 아니지 싶다.
한동안 파카 51만 사용하다가, 우연치 않은 기회에 파카 45를 들이게 되었는데, 묘하게 다른 필기감이 느껴진다. 51은 크레파스 같이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고 하면, 45는 조금 사각거리는 맛이 있다고 해야 할까.
둘다 놓칠 수 없는 만년필만의 매력요소이다.
듣기로는 파카 45는 초기 모델만 14k고 나머지는 옥타늄 내지 스틸로 되어 있다는데, 아무리 옥타늄이나 스틸이 좋다고 하더라도, 구형 14k 모델보다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한동안 중고장터를 뒤지고 뒤지다가, 딱 상태 좋은 미국산 구형 14k를 발견 해 얼른 집어버렸다.
확실히 14k가 좋다는 말이 빈 말은 아닌 것 같다. 부드러운 흐름과, 살짝 사각거리는 필감. 확실히 '좋은 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줄만 하다.
이녀석들의 생산년도가 대략 50년도에서 60년도쯤 되는데,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왔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글들을 써 내려갔을까. 그 많은 사람들과 많은 글들의 향수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그런 매력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부드러운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가지고 싶었던 파카 51과 45를 두녀석 다 14k로 구하게 됐으니, 한동안은 이 두녀석에게서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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