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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20. 17:28 - 덕테

2.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제목이 뭐 이렇게 거창하냐고 말씀하실 지도 모르겠지만은 (어차피 하루에 10명도 안들어오는 블로그...) 오늘은 제가 생각하기에 유학의 핵심 사상이자 유학 전체를 아울러 설명한다고 생각하는 구절인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 중용

(하늘이 명한 것이 성이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도이며, 도를 닦는 것을 교라고 한다.)

 

子思子曰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則天明 遵聖法 述此篇 俾爲師者 知所以敎 而弟子知所以學, 소학

(자사께서 말씀하시길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이니 하늘의 밝음을 본받고 성인의 법도를 본받아 이 책을 지으니 스승이 된 자로 하여금 가르치는 이유를 알게하고, 제자로 하여금 배우는 이유를 알게 하려는 것이다.)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는 사서삼경중 하나인 중용에, 그것도 가장 첫장에 (수장이라고 합니다.) 나오는 구절이다. 중용을 펴자마자 가장 처음에 나오는 문장이라는 말이다. 또한 주자(주희)가 지은 '어린아이'들의 유학 입문서적인 소학에도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라는 문장이 나온다. 그만큼 이 구절은 매우 중요하며, 유학의 핵심을 꿰뚫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는 무슨뜻일까. 단순하게 번역으로만 생각하면 성이라는 것은 하늘이 내린거고, 그걸 잘 닦으면 된다는거 아냐?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이 性(성) 이라는 것은 많은 의견 대립을 불러왔으며, 특히 주자와 왕양명의 견해차이도 거진 여기서부터 발생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격물이후치지와 치지재격물의 차이겠지만, 이건 후에 다루도록 하고.) 하지만 이 성에 대한 설명은, 주희의 심성론인 성리학(性理學)의 핵심 얼개이며, 주희는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평생을 받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성리학적 입장에서의 성을 설명 해 보고자 한다. (구태여 말하자면 나는 왕양명보다는 주희팬이라서)

 

 

  성리학에서는 인간의 마음은 性(성)과 情(정)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한다. 그중에 성은 형이상자(形而上者)로 본다. 이게 무슨말이냐면, 형태 이상의 것, 즉 절대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성은 완전무결하며, 하늘이 내린 것이기 때문에 속세의 것들을 넘어선, 완전 그 자체에 가까운 것이라고 봐도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형이하자 (形而下者)도 있을 것인데, 그것은 情(정)이라고 한다. 이 정은 성이 표현된 것이며, 현실에서 표현된 것이기 때문에 성과는 달리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정은 희노애락애오욕이라는 인간의 감정으로 표현되는데, 보다시피 성과는 달리 불완전한 감정 (노나 오나 욕)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야하며, 정을 잘 다스려 완전무결한 성이 고스란히 나타날 수 있도록 수양해야 한다. 이것이 성리학 수양론의 핵심이며, 그것을 이루면 군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본론으로 돌아가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를 다시 보자.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성이란 하늘이 내린 것이기 때문에 완전무결하다. 그 성을 따르는 것이 도이며, 그 도를 닦는 것이 공부 (교)이다. 따라서 공부를 하는 것은 곧 자신의 마음을 수양하는 것이고, 그렇게 수양과 수양을 거듭하면 누구나 성인이고 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성리학은 사람의 마음을 수양하는 학문이라고 보아도 무방 할 것이다.

 

 

  물론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라는, 유학의 핵심을 꿰뚫는 이 문장을 이렇게 단순히 설명하고, 또 이해하는 것은 많은 오해와 곡해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유학은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고 토론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수양해 나가는 학문이다. 내가 유교가 아닌 유학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그 이유때문이다.(물론 敎자는 종교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시대에는 뉘양스가 그렇게 느껴지니.) 유학은 종교가 아닌, 사람 스스로가 자신의 마음을 수양하는 '학문'이다. 이전에도 말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유학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철학으로써의 유학을 자신의 인생을 위해 공부해 보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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