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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6. 10. 00:22 - 덕테

아이리버 희대의 역작, AK100 나름대로 막귀 리뷰

 솔직히 난 막귀다. 음반을 사서 듣기는 하는데, 딱히 음질때문에 산다기 보단 그저 음악을 만들어 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차원이자, 소유욕의 차원이다. 솔직히 예의 보다도, 그 음악을 직접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 눈에 보이는 형태로, 손에 만져지는 형태로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내 욕망을 만족시켜 주기 때문에 음반을 사서 듣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왠지 변태같긴 하다만 그래도 복돌이들보다는 떳떳하기도 하고, 책장에 꼽아 둔 음반들을 보고 있자면 기분이 좋아지고는 한다.


  그리고 그렇게 음반을 사서 모으다 보니, 당연히 음악은 무손실 리핑을 하게 되고, 그렇게 음악파일들은 점점 그 용량을 증식 해 왔다. 여태까지 모인 것들이 대략 40기가가 넘어가더라.


  앱등이인 나는, 원본 음악들은 아이팟 클래식에, 그리고 열화하여 아이팟 나노에 넣어두고 듣고는 했었는데, 어느날 하이마트에 가서 AK100 2세대를 보고는, 그대로 꽂혀버렸다.


  일단 남자의 심장을 떨리게 하는 디자인, 일단 그것부터 보였다. 이건 사야된다. 무조건 사야된다.


  그리고 가격에 눈이 갔다. 깜짝놀랐다. 솔직히 요즘 엠피쓰리라고 해봐야 아이팟밖에는 모르고, 대략 30만원쯤 하겠거니 생각 했는데, 글쎄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 것이다.


  솔직히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었다. 기본으로 들어있는 클래식 음악이 엄청나게 선명하게 잘 들리는 것 정도밖에는 몰랐지만은, 리시버도 아니고, 그저 플레이어를 그 가격에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음향기기 덕후들은 이정도 가격은 장난이겠지만, 솔직히 나같은 막귀한테 무엇을 바라랴. MDR 1RBT를 사놓고도, 그저 아이팟 번들 이어폰만 좋다고 주구장창 쓰던 나 아닌가. 솔직히 기계가 좋아서 사면 사겠지만, 음장이 훌륭해서, 선명하게 들려서, 그런 이유만으로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었다.


  그리고서 그저 갖고 싶은 마음만 가지고, ak100 이라고 검색하며 군침만 다지고 있었는데, 아니 이게 왠걸. 1세대 중고품은 대략 30만원정도에 구매할 수 있는것이 아닌가?!


  솔직히 30만원이면 아이팟 정도의 가격이고, 그 훌륭한 기계를 이정도 가격에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매우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 했기때문에, 잠깐 몇일의 눈팅 후, 적절한 가격에 적절한 물건을 사 왔다.






  박스다. 흠. 정가 68만원짜리 기계인데 꽤나 투박하다.


  왠지 애플제품 박스를 보는듯한 심플함이다.




 

  안에는 푸짐한 구성품과 제품은... 개뿔.


  구성품은 딱 USB케이블과 본체, 딸랑 두개다.


  애초에 이런 하이엔드급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헤드폰 따위 하나 없겠냐만은, 그래도 번들 이어폰 하나 없는건 좀 심하지 않았나?


  나도 뭐, 딱히 번들 이어폰따위 기대한건 아니지만.



 


  그래서 이것이 대망의 제품이다. 오른쪽에 툭 튀어나와 있는 저것이 볼륨 조절하는 곳인데, 아날로그틳해서 매우 느낌이 좋다. 당연히 유격이 어느정도 있기 때문에 조금 흔들리긴 한다.


  솔직히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올블랙의 군더더기 없는 하이엔드... 거기에 아날로그 틳한 맛까지... 이걸 어떻게 사지 않고 배기랴!!







  뒷판. 유리로 되어있다. 깔끔하게 아이리버 로고따위는 들어가지있지 않다. 아스텔엔컨이라는 상표만 붙어있다.


  이 제품라인업으로 아이리버가 다시 부흥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런 자신감이 돋보이는, 그런 깔끔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그리고 이건 같이 받은 케이스다. 따로 사면 3만원 정도 한단다. 플립케이스도 있었는데, 열었다 닫았다 하는것이 귀찮을것 같아서 이걸로 받아왔다.


  솔직히 이쁘긴 이쁘다. 뭐 목걸이 끈은 사용 안하겠지만.


  뒷판이 유리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값이 꽤 나가는 하이엔드 제품이니만큼 케이스는 있어야겠지.


  함께 번들로 주는 쓰레기같은 파우치로 소중한 기계를 보호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앞으로 사용할 조합이다. 사놓고 거의 사용하지 않은 애물단지 같았던 MDR-1RBT MK2가 제 자리를 찾은 느낌이다.


ak100과 1r의 조합이 꽤나 좋다고 해서 기대 했는데, 역시 최고다. 솔직히 난 이 이상의 음질이라고 들러줘도 잘 모를 것 같은, 그런 훌륭한 음장이다.







  한동안 사용하던 아이팟 클래식과 한컷.


  두녀석 내가 업어온 가격이 비슷비슷하다.





  나름 음향기기(?) 총정리다.


  아이팟만 쓰다가 드래그엔드롭 방식을 쓰려니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뭐 됐다. 그냥 아이튠즈를 통째로 때려 박지 뭐 ㅡㅡ;;



  그럼 이제 제품에 대한 이야기와, 음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솔직히 난 막귀이기도 하고, 음향기기에 대해서 거의 전혀 모른다. 그저 헤드폰도 올레클럽 별이 아까워서 마지막에 몰빵해서 산 것 뿐이라...


  뭐 어쨋거나 음장을 이야기 하자면, 야 이거 최고다. EQ는 만질줄 몰라서 기본으로 쓰고 있지만, 솔직히 아이팟에 꼽고 들은 똑같은 음질의 음악과는 확연한 차이다.


  아이팟 클래식에도 무손실을 넣어서 들어보고, ak100에도 똑같은 파일을 넣어서 들어본 결과, 괜히 하이엔드급 플레이어가 아닌듯 싶다. 정말 많은 차이가 난다.


  솔직히 음질은 음향기기보다는 헤드폰, 이어폰과 같은 것들의 영향이 가장 큰줄 알았는데, 이번에야 말로 깨달았다.


플레이어도 오질나게 중요하다 ㅡㅡ;;


그러니까 오디오 덕질이 돈이 많이 들어가는거구나...


  뭐 어쨋거나 음장은 내가 더이상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태 아이팟으로 들었을때는 이런 음이 있는줄도 몰랐는데, ak100으로는 모두 다 들려온다. 솔직히 쇼크다. 똑같은 곡만 가볍게 100번은 넘게 들었을 곡에, 이런 음이 숨어있었다니 ㅡㅡ;;


  전반적으로 포근한(?) 느낌을 준다고 해야하나, 음악이 듣기 편한 사운드로 들려온다.


  섬세한 음량조절의 힘도 조금은 있겠지만.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이거 솔직히 os가 엉망이다.


  os 최적화를 아주 융털로 했을것 같을 정도다. a-z까지 일일히 스크롤을 해서 넘어가야 하는 것도 화나지만 (아이팟에 익숙해서일까.) 그 터치 반응속도가 느리다. 확실히 느리다.


  이런 고가 제품의 스크린이, 이렇게 느려서야 어쩔건가...  키는데 5초정도 걸리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 찾는데 이렇게 버벅거리는 느낌이어서야... 솔직히 곤란하다. a-z까지 아이팟처럼 바로바로 움직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뭐 내가 느끼는 단점은 이정도 밖에 없다. 어차피 음악을 들으라고 나온 녀석이고, 그 기능에만 충실하면 됐지 뭐.


  내가 이 기계에 해줄 수 있는 말은,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아주 훌륭한 아이리버의 역작" 이라 하겠다.